Soha House

Status: completion (2018.07~2019.03 )
Location: Gwangmyeong, Gyeonggi-do, Korea
Program: single house
Site area : 278.2㎡
Building area :  129.51㎡
Gloss floor area :  190.28㎡
Building scope : 2F
Design Team : Yoontaek Lim  (collaboration with Jinhee Park, soso architects)
Construction : Donga a&c
Photos : Jinbo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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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하동 주택

상태 : 완공 (2018.07~ 2019.03)
위치 :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278.2㎡
건축면적 : 129.51㎡
연  면  적 : 190.28㎡
규        모 : 2F
구조 : 철근콘트리트 구조
디자인팀 : 임윤택(원더 아키텍츠) + 박진희(소소 건축 – 현 니즈건축)
시공 : 동아 a&c (대표 권성욱, 현장소장 변영길)
사진 : 최진보

 

광명시의 한가한 주택단지에 위치한 대지에 3명의 가족구성원을 위한 수영장이 달린 주택

 

Through this small house project, we try to uncover and express architectural meanings which are immanent in the architecture itself. The architectural meanings made from in the sense of following three are mainly considered.

  1. reinterpretation of spatial forms in general Korean residential culture
  2. architectural elements and forms
  3. heterogeneity of materials under coherence

Although these 3 themes are not new to any architect, the intention each architect conceives will make the result totally different. From the first inception, this small house is conceived as a house which has its own meaning in itself through its own architectural form.

 

1. (re)interpretation of spatial forms in general Korean residential culture

There is some kind of standardized formality of space in the Korean residential culture which has been formulated during and after the mass construction of apartment housing. The mass construction era is still ongoing and the mass produced apartments are the major residential house type in Korea till now. As the influence of that is so great, even many single family houses have the space forms not unlike that of the apartment houses.

Especially the entrance halls of houses are almost in same form both in architect-designed single family houses and the mass produced apartment houses. Entrance hall of Korean contemporary house is a space where spatial transition is occurred between in and out, and where people take off or put on the shoes which is found only in few cultures. The role of entrance hall is limited only to spatial transition of people which means it is isolated with the other parts of the house, and occupies very small parts and has almost same architectural form in general. But the implied significance of that space is great and not limited to the form of present. Nevertheless, the significance of that space is not yet well considered by architects and the space has been designed with almost no consideration that it can have a critical role in the space of the house.

This small house project begins to transform the very common space of Korean houses (entrance hall) into the very unfamiliar and totally new form.

The long, slender shape of the space with top lights is not familiar one as an entrance hall. The space is parallel to the front road and has 3 different corridors to the other parts of house : a living room, a kitchen dining room, and upper floor. It makes the entrance hall always connected to the other spaces and avoided the isolation from the other spaces. Entrance hall also has a wash room and a laundry space inside which makes it always usable and approachable in everyday life not as merely transition space. Now the entrance hall has totally different status in this house not only in the sense of architectural form also in the sense of life.

 

2. architectural elements and forms

In architecture the word ‘form’ is easily misunderstood with the word ‘shape’ or ‘figure’. The form of architecture is about the use of architectural elements. The (re)interpretation of architectural elements would lead to new architectural forms. The form is not about the shape or figure of whole building but about the relationships of each parts of the building.

This house has no special shape in terms of familiarity which means it has vertical walls with familiar brick cladding not non-linear or leaning walls, gabled roof not speared roof, and normal rectangular windows not triangular or pentagonal ones. But in the sense of architectural forms, some attentions would be needed to configure. By putting architectural elements in different context, the ordinary architectural elements would have different significance in the sense of form.

The eaves on both side of house (front north one and garden faced south one) are same in shape and size for each. Only by putting different element to each, they become totally different forms. The eaves on the front north façade are supported only one column which has actually no structural role. The only column gives the sense of the stability to the long, floating eaves which are flying over a long, linear window. The combination makes a kind of inversion in the sense of weight of each parts of structure. The sensation of weight by eaves is reduced to be floating in the air, and the additional non-load-bearing column seems like to take a load-bearing role. A contradiction in the structural sense occurs.

The other one on south facade is supported 8 columns which consist of 3 load-bearing ones, 5 non-load-bearing ones repeatedly. The 8 wall-shaped columns reduce the sense of opening in the south façade and take a role of sun shades. In a structural sense, the combination array of load-bearing and none load-bearing columns reveals the structural ideas as it is to and gives the house the look with structural authenticity.

With same architectural elements of each façade, the different, even contrary to each other, results are made.

All elements are not new at all. The form of each is also not new either.

But the relationships of each element could make the result new, at least different.

 

3. heterogeneity of materials under coherence

The outside wall is clad with concrete-bricks and the eaves and columns are all in exposed concrete. The concrete-brick and exposed concrete both have a common origin – simply concrete. The use of the same originated materials gives the look of oneness in appearance of the house. And the difference between these two materials gives the sensational pleasure of materiality of heterogeneity.

Inside of house, exposed concrete is also applied to walls and two types of terrazzo are also applied to floors and walls. The terrazzo also has almost same origin with concrete and shares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to it. The interior space of house with wood flooring and white paint gains its coherence with the outside space in terms of materials through the use of the concrete and the terrazzo on its walls and floors. To make the sense of heterogeneity of material under coherent materiality is an important task to be achieved as an architect through this house project.

 

 

 

건축을 바라보고 디자인을 하는 다양한 방법과 시각이 있지만 본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건축 자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내재적인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여러 각도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어 완성되었다.

  1. 주거 공간의 형식
  2. 건축요소와 건축의 형태
  3. 재료의 통일성 vs 비균질성

모두 새로울 것이 없는 당연한 건축적 주제지만 이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건축적 의미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로서의 건축은 또 당연하게 천차만별일 것이다

 

1. 주거 공간의 형식

주거 공간은, 단순히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거나, 미적으로 새롭거나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거나, 편안해야 한다거나 하는 문제를 넘어 (새로운) 삶의 형식(의 가능성)을 제안할 수 있고 이를 표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실현하는 한 방법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주거 공간의 형식적 측면을 시작점으로 삼았다.

사람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주거 공간의 구성 또한 새로운 공간적 형식을 통해 새로운 삶의 형식을 담아내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주거공간이 모두 같은 구성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낼 힌트는 바로 주거공간 자체, 혹은 주거문화 자체에 내재해 있다.

이 주택은 그 중 현관의 새로운 해석에서 시작되었다.

신발을 벗거나 신고 내외부 공간의 전이가 이뤄지는 현관이라는 주거 공간 형식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문화권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공간 형식이다. 그러나 그 독특함에 견줘 현관 공간을 건축적으로 (재)해석하고 평가하는 노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다. (일본의 경우 전통 건축에서 유래한 도마(土間)라는 개념을 반복적으로 주거 공간에 적용, 디자인하여 왔다. 이는 일본 주택의 독특한 진입공간과 내부화된 자연공간이라는 결과물로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주택에서 현관이 사용되는 공간 형식은 단순한 내외부 공간의 전이, 통과, 기능적인 수납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듯 하다. 형태나 스케일 또한 이러한 종속적인 관계를 나타내듯 정형화되고 단출하다. 이런 공간에 기능을 더하고 주택 내 다른 공간과 다면적으로 관계를 맺게 하며 공간의 형태와 스케일에도 변화를 주어 주택 공간 전체의 질서와 경험이 시작되는 곳으로 탈바꿈하고자 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지가 북쪽의 도로와 만나는 전면부에 도로와 나란히 길게 배치된 현관에 출입문을 통해 들어서는 순간 이 집이 새로운 공간 형식을 품고 있음을 경험케 해준다. 진입방향으로 깊고 좁은 형태에 있어 이미 알고 있는 현관과는 다르고 상부 천창을 통해 떨어지는 빛과 높이의 변화 또한 새로운 경험이다. 진입 바닥면과 35cm차이가 나는 바닥면의 변화는 오르내르기 수고롭지만 익숙하면서도(전통주택의 툇마루와 유사한 형태라는 점에서) 새로운 공간 경험(더 이상 현대 주택에서는 많이 쓰이지 않는다는 점에서)이다. 거실 및 주방과 현관 사이를 가르는 노출콘크리트 벽체가 진입방향의 오른쪽으로 길게 서있고, 이 벽체에 3개의 통로를 내어 거실 및 주방, 그리고 상부층으로 연결되게 만들어 현관이 다른 공간에 고립되지 않고 항상 다면적으로 연결되어 있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공간 형식을 제안함으로써, 통과하고 나면 고립되어 버리고 마는 일반적인 현관의 숙명에 변화의 가능성이 생겼다. 또한 콘크리트 벽체 사이에 손님화장실, 세탁공간을 만들어 현관에서 접근하도록 만들어 현관이 실제 생활 공간으로서도 고립되지 않고 기능할 수 있는 공간 배치를 하였다.  이와 같은 공간 형식은 평면으로 그대로 드러나 전체 주택 공간에서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된 현관 공간을 알아볼 수 있다. 현관은 그 자체로도 새로운 형식을 담을 뿐 아니라 나머지 공간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전체 주택 공간 형식의 질서를 만들어 내고 거주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관의 배치를 통해 결정된 도로와 나란한 공간의 배치는 벽체 배치와 나머지 주거 공간, 그리고 외부공간, 건너채, 2층의 공간 배치 또한 결정하여 전체적으로 도로에 나란한 공간 배치가 반복되었다. 이러한 공간 배치는 진입방향과 직각 방향으로 여러 개의 공간 켜가 겹쳐 현관의 길고 깊은 깊이감과는 또 다른 형태의 깊이감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북쪽의 도로에 길게 면한 현관은 작고 낮은창, 천창, 넓은 벽체면으로 개념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생활공간과 외부 공간을 가르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반대편 남쪽 정원을 면한 거실 및 주방, 2층의 방들은 전면창으로 열어 개방감을 확보하였다. 주방과 마주하여 건너채를 배치하여 주방이 전면창을 통해 외부로 개방되는 것을 막고 그  사이에는 작은 수영장을 배치하여 일종의 중정 역할을 하게 하였다. 수영장 상부는 오픈되어 있어 상부에서 떨어지는 빛의 변화를 경험하며 수영을 즐길 수 있으며 산란된 빛은 낮 동안 주방을 밝힌다. 규정상 담장을 쌓을 수 없어, 정원은 주택의 벽체를 두 방향에서 연장하여 둘러싸고 도로와 면한 벽체에 가변형의 문짝을 만들어 선택적으로 개폐하여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게 하였다.

현관에서 시작된 공간 배치의 원칙은 2층까지 연장되어 각 공간을 관통하여 통일감 있는 내적 질서를 만들어 낸다 . 2층 공간 또한 1층의 공간 질서를 따라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이로 인한 긴 복도는 책장과 책상을 두어 일종의 가족실을 겸하게 하였다. 복도와 화장실, 옷방까지 연결된 북쪽에 면한 벽체에는 사람키보다 높은 높이에 낮고 긴 창을 길게 배치하여 기능을 충실히 하는 가운데 내부 공간의 질서가 외부에서도 읽히며 형태적 통일성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 하부의 현관 위에 절반쯤 걸쳐 2층 복도가 있고 현관의 나머지 절반은 외부의 천창으로 오픈되어 있는 구조로 공간 배치의 통일성이 유지되면서도 상하부층 단면상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빛의 통로(천창)가 확보되게 하였다. 옷방을 통해 안방으로 진입하면 전면으로 건너편의 나즈막한 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안방엔 하부의 수영장과 건너채 위를 활용하여 테라스를 만들어 주었다. 복도와 아이방에서도 건너편의 산이 넓은 창을 통해 깊숙이 내부로 들어온다.

단순히 공간을 잘 만들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형식이라는 맥락에서 현관이라는 하나의 공간을 재해석하고 나머지 공간과의 관계들을 새로이 설정하여 전체 주거공간의 형식을 새로이 정의하고 결과물로 만들어냄으로써 주택 설계를 하는데 있어 공간적 측면에서 건축적 의미를 만들어 내고, 삶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생활의 가능성을 제안하였다.

 

2. 건축요소와 건축의 형태(form)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공간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공간 형식에 집중 했듯이, 형태(figure, shape) 자체를 만드는 일보다는 건축요소들의 (재)배치와 재료의 (재)배치를 통한 결과로서의 건축 형태(form) 및 공간에 대한 건축가로서의 개인적 관심사를 실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 맥락의 연장선에서 건축의 형태(form : figure나 shape과 구별하여)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나 기능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 역할이 제한되지 않고 형태 자체로서 역할과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 주택의 외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형태는 높은 벽체 위 가로로 긴 창 위에 떠 있는 북쪽의 처마와 반복된 콘트리트 사각 기둥들이 받치고 있는 남쪽의 처마라고 할 수 있다. 처마 자체의 형태는 같지만 이들의 주위에 서로 다른 건축 요소들을 배치함으로써 두 면의 처마 뿐 아니라 각 입면이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나게 만들었다.

북쪽이자 정면은 전면 도로와 면하여 의도적으로 벽체가 높고 개구부가 작게 계획되었다. 2층의 처마는 그 아래로 전체를 가로 지르는 낮고 긴 창(2층 복도의 창)이 배치되어 아래를 떠받치는 벽체가 부재한, 그래서 육중한 콘크리트 슬라브가 떠있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이에, 사실은 구조적으로는 아무런 역할이 없지만 시각적 보정을 위한 헛기둥 하나를 세워 구조적 안정감을 만들어 주었다. 육중한 슬라브가 떠있는 듯한 역설적인 형태를 아무런 힘 전달을 하지 않는 가짜 기둥을 설치하여 또 역설적이게 그 무게감을 강조하고 시각화함으로써 중력의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 기둥은 하부 주차장의 빈 공간 상부에 두어 기둥의 쓸모 없음 (비구조적이라는 측면에서)을 의도적으로 내보였다.

반대쪽 남쪽의 정원에 접한 처마는 이와는 다르게 보다 정직한 구조적 표현으로 접근하였다. 남향의 벽체들은 1층 뿐 아니라 2층까지 전체적으로 전면 창으로 오픈되어 있다. 2층은 처마 깊이 만큼 창을 들여서 설치하여 일조에 대응하였고 이 처마의 들인 깊이 만큼을 콘크리트 기둥 및 벽돌 기둥으로 떠 받치게 했다. 처마의 길이는 전면과 똑같지만 이를 받치고 있는 기둥들의 개수는 8개로 하고 콘크리트 기둥과 벽돌 기둥이 교차하게 하였다. 실제로 구조적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기둥과 장식 혹은 부가적 기능으로서의 벽돌 기둥을 명시적으로 구분하여 건물의 구조적 아이디어가 그대로 외부로 드러나게 하고 필요 이상의 무게감이 강조 되지 않도록 하였다. 이 주택에 사용한 벽돌 또한 콘크리트 벽돌이어서 콘크리트 기둥과 물성의 차이가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 가운데 두 재질의 기둥들이 교차하여 반복적으로 배치되어 그 질감의 차이에서 오는 시각적 즐거움 또한 느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북쪽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처마와는 달리 서로 다른 질감의 벽체들이 처마를 떠받치고 있는 보다 구조적인 인상의 입면을 만들어냈고 이는 너른 개구부에 일조 조절의 역할을 하고 시각적으로는 과도한 개방감을 상쇄시켜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 부분에는 구조적 관심사가 더 반영되어 있는데, 단면상으로2층 기둥은 외부에 사각기둥으로, 1층 기둥은 내부에 원형기둥으로 계획하여 형태나 위상에서 의도적인 차이를 만들고 그 효과를 실험하여 보았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단면의 변화는 의도적으로 북쪽 현관이 그 상부 천창부분과 만들어내는 단면의 변화와 대구를 이룬다.

주차장 측면의 벽체 중간의 마름모 기둥 또한 구조적 맥락과 시각적 역설의 연장선상에 있다. 구조적으로 상부층의 하중을 대부분 받는 벽체는 치장벽돌로 둘러 숨겨버리고 거의 힘을 받지 않는 기둥을 중간에 두어 이 기둥이 건물의 하중을 받치고 있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냈다. 상대적으로 육중한 벽체의 중량감은 치장벽돌 속으로 숨고 여기에 가로로 찢어진 개구부로 인해 한번 더 공중 어디쯤으로 분산되고, 나머지 무게감만이 중간의 기둥선을 따라 지면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보이게 하여 벽체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결과로서의 형태로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것은 부가적인 효과지만 그로 인해 얻어지는 최종적인 효과는 일종의 지적 즐거움까지도 포함하여 보다 종합적일 수 있다. 부가적이거나 쓸데없는(기능적이지 않은, 비구조적인), 그러면서도 건축 형태 전체의 일관성을 만들어 주는 요소들의 (재)배치나 (재)구성을 통해 형태적 측면에서 (새로운) 건축적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

공간 형식의 재해석 차원에서 공간을 만드는 데 비교적 집중한 내부 공간에서도 일부 요소들에서 위와 같은 형태 만들기를 발견할 수 있다.

사실 공간적 중심점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위상적으로나 스케일 상으로나) 거실 공간에 아주 강한 조형적 요소를 만들어 구심점으로 삼은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현관에서 거실로 연결되는 통로의 바닥과 상부를 삼각형으로 돌출시키고 2층의 난간까지 하나의 형태로 만들어 거실 공간의 구심점이 되게 한 의도는 자칫 미니멀하고 심심한 공간에 긴장감 또는 재미를 만들어 내기 위함이었다. 구조적으로도 기능적으로 없어도 그만인 부가적인 형태를 만들어 넣어 공간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 자체로서의 형태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이를 통해 만들어낸 효과는 주거 공간의 경험적 측면에서 새로울 수 있다. 현관에서부터 거실로, 다시 2층으로 연결되는 공간의 흐름에서 반복적 그러나 동일하지 않게 포착되는 건축적 형태는, 공간의 단순한 수동적 수용을 넘어 해석하고 이해하는 지적 수용의 즐거움 또한 가능하게 한다.

공간의 지적 경험은 사실 (일반적이지 않은) 현관에서부터 혹은 외부에서부터 시작되어 내부로, 2층으로 확장되고 연장되게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효과라 볼 수 있다. 공간 경험이란 감각적, 경험적, 감상적, 감정적, 혹은 현상학적 차원을 넘어 지적 경험까지 포함한 고도의 정신 작용이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으로 이 집의 내외부의 공간을 형태적으로 구현하였다.

이와 더불어 의도적으로 예상에서 벗어나게끔 만들어진 부분들도 소소하지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획된 부분이다. 2층 복도의 콘크리트 기둥은 역시 구조적으로는 기능하지 않는 기둥으로 2층 복도 공간에 공간적 구심점 역할을 하게끔 계획되었다(시공과정에서 위치에 변화가 있었다). 이 기둥은 공간적 구심점임에도 의도적으로 삼각 난간이 만들어내는 강한 평면적 요소의 중심에서 살짝 어긋나 있어 예상에서 벗어난 감각적인 변화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내부의 천정은 외부의 박공지붕 형태와는 무관하게 사각의 천장면을 다양한 높이로 만들어 외부에서 예상되는 내부 형태를 벗어나 표현 하였다.

조금 더 정직하게 의도들을 강조한 부분들도 있다. 벽체와 간격을 두고 서 있는 2층의 콘크리트 난간으로 인해 내부 콘크리트 벽체는 1층에서 천정까지 연결되어 있는 구조가 더 잘 드러나 벽체의 구조적 역할이 시각적으로 강조된다. 내부의 콘크리트 벽체는 장식이 아닌 구조적으로 사용한 의도가 드러난다. 수직적인 구조벽체가 강조되는 가운데 중간의 돌출된 삼각 난간은 그 하부의 복도와 더불어 거실을 포함한 개방된 내부 공간의 구심적 역할이 강조된다.

그 외에도 진입바닥보다 높은 현관의 바닥면, 그리고 다시 내려앉은 거실의 바닥면, 그리고 다시 올라가는 주방과 외부 툇마루, 그리고 다시 내려가 있는 외부 공간과 수영장, 다시 올라가는 건너채 바닥면 등의 바닥 높이 변화는 크지 않은 이 주택의 공간 내에서도 공간 경험을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공간 경험은 규모가 전부가 아님을 체험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3. 재료의 통일성 vs 비균질성

건축 재료 또한 건축가가 건축물을 통하여 드러내고자 하는 아이디어 또는 건축적 의미를 표현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하여야 한다. 단순한 기교적 접근이나 장식적 표현, 혹은 기능적 접근이 아닌 건축 공간이나 형태와 함께 건축적 의미를 만들어내고 표현하게끔 재료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는 점점 제품화되고 산업화된 건축 재료 현실에서는 더욱 힘든 일이 되고 있으나 여전히 중요한 건축적 주제라고 생각한다. 스위스 건축가Valerio Olgiati가 여러 지면을 통해 공공연히 주장하듯 하나의 재료로 건축물을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한 건축물 내에서는 내적 질서와 통일성을 갖추고 건축 공간과 형태와 함께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재료를 선정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통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다. 하지만 재료의 통일성을 추구하면서도 그 안에서 비균질한 물성들을 실험하고 배치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룬 부분이다.

외부는 같은 재료에서 파생된 서로 다른 물성을 갖는 재료인 노출콘크리트와 콘크리트 벽돌로 마감하여 통일감 속의 비균질성을 성취했다. 특히 앞서 얘기한 것처럼 구조적 표현과 건축재료의 사용을 긴밀하게 연결하여 단순한 치장이나 장식적 수준이 아닌 재료 자체가 건물의 의미를 함께 만들고 드러낼  수 있는 수준을 실험하고 실현하고자 하였다.

콘크리트 벽돌은 2층 테라스와 1층 주차장 바닥 등에도 그대로 반복하여  적용하였다. 전체적으로 외부는 콘크리트 느낌의 무채색 벽체 및 바닥이 통일감 있는 가운데 서로 다른 질감들이 조화를 이루게 사용 되었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외형임에도 일체감 있는 재료의 사용으로 외부에서 느껴지는 건물의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내부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의 목재(가구 및 도어, 일부 바닥재)를 사용하는 가운데 전체 공간을 관통하는 콘크리트 벽체로 인해 외부와의 일관성을 느낄 수 있다. 노출콘크리트로 외부와의 통일성을 획득한 가운데 2종의 테라조 타일을 추가적으로 사용하여 내부 공간만의 독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었다. 2종의 테라조 타일은 함께 쓰이면서 거실과 주방 공간을 나누거나 바닥과 벽체를 나누는(욕실)등의 활용으로 하나의 재료로도 비균질한 효과를 내었다.

기본적으로 내부 공간의 가구 및 문짝에는 편안한 느낌이 나도록 자작나무합판을 이용하여 단단하고 차가운 느낌의 외부공간에 대비하여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내부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그런 가운데 내부 공간에서 강조가 필요한 부분에는 구로철판을 이용하여 강한 인상을 주도록 하였다.

전반적으로 내외부 공간은 재료의 느낌이 통일된 가운데 대비되는 분위기를 띄며 그런 가운데서도 강조점이 있게 완성되었다.

 

 

공간(형식) 및 형태, 재료에 대한 관심과 실험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한 프로젝트였고, 이는 익숙하지만 조금은 다른 형태와 편안하지만 기존의 주택과는 다른 평면과 공간감, 익숙하지만 다르게 쓰인 재료들 등의 결과로 나타났다.

건축 설계를 통해 건축가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하나의 논문을 쓰는 것과 같다. 이는 무엇보다도 건축적(architectonic) 맥락에서 의미가 있는 가설이어야 하며 우리 시대 건축가에게는 이와 같은 태도가 더 요구된다. 본 프로젝트를 통해 몇 가지 관심 있었던 건축적 ‘가설’들을 검증하고 그 논리를 디자인 과정과 시공 과정을 거치며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완성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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